(미디어오늘)세계 4대 성인 ‘공자’…중국, 세계 브랜드화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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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2-08-28 12:37 조회2,910회 댓글0건본문
공자((孔子)라는 이름이 들어간 공자학원(孔子學院)이 전 세계를 무대로 갈수록 영향력을 키워가고 있다.
필자는 지난달 중국의 공자학원을 주관하는 ‘중국국가대외한어교학영도소조판공실’(中國國家漢語國際推廣領導小組辦公室, 이하 ‘한반(漢辦)’으로 약칭)이 주최한 중국어교사 연수과정에 참여하기 위해 중국 하이난다오(海南島)를 다녀왔다.
중국 교육부 산하의 ‘한반’(漢辦)은 전세계에 공자학원 설립과 함께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한 중국어평가고사인 한어수평고시(漢語水平考試,약칭 HSK)를 주관하고 있다. 공자학원은 세계인들을 대상으로 중국어와 중국 문화를 보급하는 실행기관이다.
‘한반’은 1987년에 중국교육부 직속 사업부서로 설립됐다. 중국 정부는 설립 취지를 “중국어와 중국문화 보급으로 다양한 문화발전과 화목한 세계를 만드는 데 기여한다”라고 밝히고 있다. 또한 중국어를 매개로 한 민간교류를 통해 중화민족의 가치관을 선전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말한다. ‘한반’은 중국 최고국가 행정기관인 국무원의 11개 부서가 연계해 설립한 상임기구이다.
왜 공자(孔子)인가?…중국의 대표적인 사상가 ‘공자’를 세계브랜드화
중국이 전세계를 겨냥한 중국어 보급에 공자를 내세운 것은 공자의 ‘인’(仁)의 사상이 공자학당의 설립목적에 부합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공자는 일생을 통해 ‘인’과 ‘예’(禮)를 실천했던 사상가이자 교육자였다.
또 다른 이유는 ‘공자’라는 이름이 예수, 석가모니, 소크라테스와 함께 세계 4대 성인(聖人)으로 추앙받을 만큼 세계인들에게 알려져 있다는 점도 작용했다. 공자학원이 중국의 ‘소프트 파워’를 전파하는 선두에 나서고 있는 셈이다.
공자는 이전 문화대혁명(1966-1976)때는 탄압의 대상이었다. 공자를 기리는 사당은 파괴됐으며 공자 후손들은 숨어 지냈다.
그러나 중국이 개혁, 개방에 나서고 국제화가 진행되면서 공자는 화려하게 부활했다. 중국은 공자사상이 추구하는 궁극적 목적은 ‘화’(和)라고 말한다. 즉 모든 나라가 평화공존하고 모든 민족이 평등하게 지내는 대동(大同)세계의 구현이 공자 사상의 핵심이라는 것이다. 특히 중국이 미국과 맞서는 G2가 되면서 제기되는 ‘중국위협론’에 맞서는 논리로 공자 사상을 내세운다.
이와 함께 중국의 급격한 개방으로 중국의 청소년들이 서구 문화에 치우치면서 중국 전통사상의 핵심인 공자의 윤리 도덕관을 강조할 필요성도 제기됐다. 실제 중국의 버스나 지하철에서 노약자나 임산부에게 자리를 양보하는 젊은이들을 찾아보기 힘들다. 한국처럼 존경어 표현이 많지 않고 어른들과 맞담배를 하는 풍속에서 연장자를 공경하는 ‘장유 유서’(長幼有序)의 가치관은 많이 퇴색했다.
이에 따라 중국은 국내에서도 공자 사상을 부각하고 있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개막식에서 공자와 제자 3000명이 행진하는 퍼포먼스가 전 세계인이 지켜보는 가운데 펼쳐졌다. 2011년 1월 11일에는 베이징의 심장부인 톈안먼(天安門) 광장의 국가박물관 북쪽 전방에 9.5m 높이의 공자 동상이 세워졌다.
근처 톈안먼 광장의 성루에 걸린 마오쩌둥(毛澤東)의 초상화보다도 큰 규모다. 마오쩌둥이 문화대혁명 기간에 봉건 왕조를 떠받든 지배 이데올로기라며 공자 사상을 철저히 탄압했던 점을 감안한다면 공자의 위력이 실감된다.
또 2010년에 저우룬파(周潤發)주연의 영화 ‘공자’(孔子)가 중국을 포함해 전세계 영화관에서 상영됐다. 또 중국 정부는 노벨 평화상과 맞먹기 위해 2011년 정부 주도로 공자세계평화상을 제정했다.
세계 최초 공자학원 1호는 서울공자아카데미…약 7년 동안 96개국에 691개 설립
세계 최초 공자학원은 2004년 11월 21일에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세워진 서울공자아카데미이다. 그뒤 2010년 10월까지 6년동안 96개국에 공자학원 322개와 소규모의 공자학당(孔子課堂) 369개 등 모두 총 691개가 세워졌다. 약 사흘에 한 개꼴의 공자학원이나 공자학당이 생긴 셈이다.
프랑스의 알리앙스 프랑세즈가 120년간 137개국 1000여개, 영국 브리티시 카운슬이 70년간 110개국 250여개, 독일 괴테 인스티튜트가 50년간 83개국 147개를 각각 설립한 것과 비교하면 엄청나게 빠른 속도다.
공자학원은 유럽 31개국(지구) 105개로 가장 많고 아시아 30개국 81개, 미주 12개국 103개, 아프리카 16개국 21개, 오세아니아 2개국 12개이다. 공자학당은 34개국에 369개가 개설돼 있다.
공자학당은 미얀마, 말리, 바하마, 튀니지, 탄자니아 등에 개설돼 있으며 유럽 10개국 82개와 미주 6개국 240개로 집중돼 있고 아시아 11개국 31개, 아프리카 5개국 5개, 오세아니아 2국 11개로 각각 분포해 있다. 중국에서 ‘학원’(學院)은 단과 대학의 성격이며 ‘학당’(學堂)은 이보다 규모가 작다.
한국에는 서울공자아카데미, 충북대, 우송대, 충남대, 호남대, 동아대, 동서대, 강원대, 계명대, 대불대, 순천향대, 대진대, 제주한라대학, 우석대, 인천대, 한국외대 등 16개가 설립돼 있다.
2011년 한해만도 공자학원 36개가 새로 문을 열었고 131개 공자학당이 수업에 들어갔으며 한어를 배우는 학생수가 39% 성장속도로 증가했다. 또 8천여명의 교원과 지원자들이 90여개 나라에서 중국어를 가르치고 있으며 118개국 5천여명의 학생들이 장학금 혜택을 받고 있다.
2009년 기준으로 공자학원과 공자학당에서 9000여개의 중국어 과정이 개설돼 등록인원이 26만명이 됐는데 이는 전년도보다 13만명이 증가한 수치다. 각종 문화교류활동은 7500여회가 개최했으며 전년도의 두배인 300여만명이 참가했다.
후진타오(胡錦濤) 주석 등 중국지도부는 해외 순방 때마다 현지의 공자학원을 방문할 정도로 관심이 지대하다. 후진타오 주석은 2011년 1월 미국을 국빈방문해 시카고 월터 페이튼 컬리지 프렙 고등학교의 공자학원을 시찰한뒤 20여명의 교사와 학생들을 중국으로 초청했다. 앞서 후 주석은 2006년 아프리카 케냐를 방문했을 때 나이로비 공자학원에 들러 학생들과 대화를 장면이 중국 국영방송인 CCTV에 보도되기도 했다.
또 2011년 12월 12일 베이징국가대극원(北京國家大劇院)에서 열린 제6회 공자학원대회에서는 중국공산당중앙위원회 정치국 상무위원회 리창춘(李長春) 위원이 개막식에 참석했다.
팍스 ‘중화 문화권’ 목표로 막대한 물량 지원…후 주석 지시로 ‘장청 한위’ 프로그램 제작
공자학원의 개설과 함께 해마다 엄청난 물량 지원이 뒷받침되고 있다. 한국내 공자학원은 해마다 개별 공자학원에 2억원 전후의 예산이 지원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후진타오 주석이 “세계에서 가장 훌륭한 중국어 교재를 만들라”는 특별지시에 따라 2010년에는 ‘창청 한위’(長城 漢語) 중국어 학습 프로그램이 제작돼 전세계로 보급중이다.
만리장성(萬里長城)이 중국을 대표하는 역사 유적이듯 ‘창청 한위’는 중국어 입문단계부터 고급수준까지 말하기, 듣기, 읽기, 쓰기 등 모든 분야를 애니메이션으로 제작해 흥미롭게 쌍방향으로 공부할 수 있다. ‘창청 한위’외에도 ‘콰이러 한위’(快樂 漢語, 즐거운 중국어), ‘건워 쉐 한위’(跟我學漢語, 함께 중국어 공부 하기) 등도 ‘한반’이 주관해 제작한 대표적인 중국어 교재로 한국어판, 영어판, 러시아어판 등 전세계 언어로 번역본이 나와 있다.
또 ‘한반’ (漢辦)은 매년 중국으로 유학을 오는 해외유학생들에게 숙식비와 장학금을 지원한다. 중국어 연구과정(6개월, 1년)과 학사 및 석박사 학위과정에 모두 적용된다. 공자학원을 통해 장학생으로 선발되면 학비와 기숙사비는 무료이며 첫달은 정착지원금 1500위안이 나온다. 또 생활비는 어학연수생과 학부학생은 매달 1400위안, 석사과정은 1700위안, 박사과정은 2000위안씩 지급된다.
또 ‘한반’은 중국 국영방송 CCTV와 공동으로 매년 베이징에서 중국어와 중국문화 경연대회인 ‘한위차오’(漢語橋, 중국어 다리)라는 프로그램을 제작하는데 각 성에서 대표로 선발된 수백명의 외국유학생 대표들을 대상으로 한달여 동안 숙식 등을 무료로 제공한다. 이 프로그램은 예선부터 경연을 벌여 탈락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며 이 과정이 CCTV에 그대로 방영된다.
또 ‘한반’은 해마다 각국의 현지인 중국어 강사들을 초청해 중국 전역에서 강사연수를 진행하고 있다. 이때 왕복 항공료와 현지에서의 숙식이 무료로 제공된다.
이는 중국이 공산당이 주도하는 사회주의 체제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중국 정부는 이러한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국립대학의 시설과 인력 등 국가자산을 최대한 활용한다
공자학원은 문화 소통의 무대…올 설날 연휴 82개국 144개 시에서 문화 행사 열려
이와함께 전세계 개별 공자학원을 통해 다채로운 행사도 풍성하게 열리고 있다. 공자학원이 국가간 문화 소통의 무대가 되고 있는 것이다.
중국은 지난달 설날을 계기로 전세계 82개국과 지역의 144개 도시에서 ‘즐거운 설날’(歡樂春節) 행사가 열렸다. 중국 문화부 등은 이 기간동안 40여개 예술단을 조직했으며 300여개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러시아 등 각 나라별로 설날을 기해 문화제를 개최해 중국의 설날 전통 음식인 자오즈(餃子,만두)를 만들고 먹는 행사를 가졌다.
방글라데시 남북대학(南北大學) 공자학원도 2012년 1월 30일 교내에서 ‘매력적인 베이징’이란 사진전을 열어 80여폭의 베이징 사진을 전시했으며 100여명이 관람했다. 남북대학 공자학원은 수도 다카에 있으며 10명의 원어민 교사가 있는데 남아시아에서 유일한 공자학원이다.
지난달 28일에는 하와이 대학에서 ‘공자학원 봄밤’이 대학내 극장에서 650명이 자리를 가득 메운 가운데 열렸다. 사자춤 공연과 샹성(相聲, 두명이 주고받는 만담)공연이 있었다. 또 종이 오리기 공예, 춘롄(春聯,정월에 경사스런 문구를 적어 문에 붙이는 대련), 녠화(年畵, 설날 실내에 붙이는 그림), 초롱달기, 폭죽 터뜨리기, 만두 만들기 등 설날놀이를 진행했다. 이번 공연은 하와이 대학을 시작으로 2월8일까지 미국을 순회 공연한다.
또한 카스피해 서해안 아제르바이잔의 수도 바쿠에 있는 바쿠국립대학 공자학원에서도 ‘즐거운 봄’ 행사에서 하루종일 활력이 넘치는 행사가 열렸다. 중국 옷을 입고 출연하기도 했고 한 남학생은 기타를 치면서 ‘대만의 이미자’로 불리는 여성가수 덩리쥔(鄧麗君)의 ‘저 달이 내 마음을 대신하네’(月亮代表我的心月亮)를 불러 큰 박수를 받았다.
특히 중국은 유럽과 미주 쪽에 중국문화 보급을 강화하고 있다. 프랑스, 영국 등은 물론이고 오스트리아, 스위스 등 유럽의 작은 나라에도 보급이 확산되고 있다는 보도가 2012년 2월 1일자로 <유럽 타임스>에 게재가 됐다. 2011년 스위스 제네바에서 공자학원이 개설됐으며 취리히와 베른 등에도 공자학원의 개설을 앞두고 있다. 또 오스트리아 수도 빈과 공업도시이자 두번째로 큰 도시인 그라츠에도 공자학원이 개설된다.
유럽 각국도 중국어 교육을 적극 권장하고 있는데 이는 중국경제의 급부상 때문이다. 실제 유럽의 시장은 의복, 전기제품 혹은 장난감등 중국산 제품이 넘쳐나고 있다.이에따라 일반인들이 중국어와 중국 문화에 관심을 가지는 것은 당연한 현상이다.
유럽은 2007년 유럽 언어의 다양화 방안을 발표하면서 중국어를 비유럽 언어중에 중점언어로 지정했다. 많은 나라들이 일반 학교에 중국어 과정을 개설해 놓고 있으며 독일의 여러 고교는 중국어를 시험과목에 넣고 있다. 특히 중국과 올해 수교 40주년을 맞은 독일은 2012년 1월 30일에 ‘중국문화제’를 개막됐다.
이는 차세대 지도자인 시진핑(習近平) 부주석이 2009년 10월 독일을 방문했을 때 ‘중국 문화제’를 개최하기로 제의했으며 독일 메르켈 총리가 2010년 7월 중국을 답방했을 때 작성한 각서가 바탕이 됐다. 이번 행사에서는 음악, 연극, 무욕, 문학, 영화와 전람회, 토론회 등 150여개 행사와 500여개의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중국은 문화예술의 발전을 소개하고 중국의 개방, 진보, 포용과 활력이 넘치는 새로운 이미지를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독일에는 11개의 공자학원과 공자학당이 있다.
지난 2012년 1월 24일 캐나다 수도 오타와에서도 공자학원이 새로 세워졌다. 캐나다로의 중국 관광객수는 일본과 호주와 뉴질랜드를 초과했다. 이에 따라 오타와는 시내에 중국 관광객들을 유치할 객실 500칸의 호텔을 세울 계획이다.
중국은 캐나다의 두번째 무역국이며 미국을 바짝 추격하고 있다. 무역액은 매년 30%씩 성장하고 있다. 중국의 캐나다 유학생이 7만2천명이며 캐나다에서 중국으로 유학생은 2600명이다.
경제 급성장과 함께 중국어 인구 급증…세종학당은 아직 걸음마 단계
중국의 경제 급성장과 함께 중국어평가고사인 한어수평고시(HSK)에 참가하는 숫자도 급증하고 있다. HSK시험이 처음 실시된 1991년 수천명에서 2005년 37개국 3만명, 2009년 48만명으로 급증했으며 시험고사장도 2005년 59개국 161개 지점으로 늘어났다. 현재 전세계적으로 4천만명(중국인 제외)의 중국어 학습인이 있으며 2500여개 대학에서 중국어 학과를 설치했다. 그중 미국의 800여개 대학, 한일 양국은 거의 모든 대학에서 중국어 학과가 설치돼 있다.
공자학원에 비해 한국의 세종학당(世宗學堂)은 설립 범위나 예산 지원에서 아직 걸음마 단계에 불과하다.
국립국어원은 2007년부터 몽골 및 아시아 각국에 세종학당을 설립 현재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영국 런던, 중국 시안(西安)과 하얼빈(哈爾賓), 미국 LA와 워싱턴 D.C., 캐나다 오타와 등 전세계 31개국 60개가 운영중이다. 관련 예산도 세종학당은 중국 공자학원의 10% 정도에 그치고 있다.
현재 전세계적으로 불고있는 한국 드라마와 ‘K팝’ 등 ‘한류’의 바람을 타고 한국어와 한국문화의 관심이 어느 때보다도 높다. 한국어능력시험(TOPIK) 응시자도 2000년 9개국 28개지역 4850명에서 2010년 39개국 139지역 14만9650명으로 30배 증가했다.
한글은 한국을 대표하는 대표적인 슈퍼브랜드이다. 전문 강사진의 파견 및 대우와 현지 강사들에 대한 교육도 턱없이 부족하다. 세종학당 공인 한국어 교재도 2010년 8월 2011세계한국어교육자에서 처음으로 초급 교재가 지급됐다. 정부 차원에서의 지속적인 관심과 대책이 절실히 요구된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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