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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신문] 이제 중국어를 시작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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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4-06-04 16:31 조회2,838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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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춘추] 이제 중국어 공부를 시작하자 

초등학교 6학년 때 어머니는 나를 영어학원 새벽 반에 등록시켰다. 아직 친구들과 한창 공차기 놀이에 바쁜 시절, 영어공부가 왜 필요한 것인지도 모를 철없는 나이에 춥고 깜깜한 새벽에 학원을 향하던 그때의 비장했던 느낌이 아직도 생생하다. 몇 년 동안 그 학원에서 영어회화와 영어웅변을 꾸준히 공부한 덕택에 중고등학교시절에 영어점수는 항상 최고였고, 의사가 되어 외국출장과 국제학회발표 등에서도 큰 도움을 받았다. 요즘에도 가끔 그때 일을 얘기하며 어머니의 선견지명에 찬사를 드리곤 한다.

요즘은 조기교육이 중요하다며 4~5세 아이들까지 영어공부를 시킨다니 코흘리개 꼬맹이들에게 할 짓이 아니고 불쌍하단 생각도 든다. 19세기 말 조선에 외국문물이 쏟아져 들어오고 서구와의 접촉이 잦아져서 고종이 영어를 할 줄 아는 사람을 관리로 채용하자 외국인이 세운 학교에 영어를 배우기 위한 학생들이 몰렸다고 한다. 한국사회에 불어 닥친 영어교육 열풍의 역사가 100년도 넘은 것이라니 놀랍다. 어쨌건 그동안의 영어교육에 힘입어 요즘 젊은이들은 길거리에서 외국인을 만나도 주눅들지 않고 몇 마디는 하게 된 것을 보면, 100여 년 역사의 영어교육이 한국의 국제화에 크게 기여하였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우리를 둘러싼 국제적 환경은 끊임없이 변하고 있다. 해방 이후 남북분단과 함께 한국과 중국의 관계는 완전히 단절되었다가 1992년에 한중수교로 회복되었다. 짧은 기간에 교역량과 인적교류가 급증하였고, 최근 양국 정상 간의 친밀도도 높아져서 과거의 밀접했던 역사적 관계를 회복한 듯이 보인다. 북한에 의해 육로가 단절되어 있어서 멀게만 느껴지던 중국이 최대교역국으로 성큼 다가온 것이다. 그래서 이제는 영어공부만 하고 있을 때가 아니다.


지난가을부터 나는 중국어 공부를 시작하였다. 직업상 중국인 환자들과의 접촉이 잦아서 할 수 없이 시작한 것인데, 시작하고 보니 조금씩 그 재미가 더해진다. 당연히 중국어를 공부하면 중국을 제대로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지난 수천 년 동안에 동아시아 문화의 종주국인 중국이 한국어 한국문화에 미친 엄청난 영향을 실감하게 된다. 경상도 사투리로 ‘어데예~’라는 말이 중국어에 그대로 있다면 믿을 것인가? 중국어로 ‘날리’(里)라는 글자는 ‘어느 곳, 어디’를 뜻하지만, 두 번씩 붙여 쓰기를 좋아하는 중국어의 ‘날리~날리’는 경상도 사투리의 ‘어데예~’와 똑같은 ‘천만에요’라는 의미이다.


중국은 한반도와 강 하나를 사이에 둔 가장 가까운 이웃이다. 머지않아 통일이 되면 우리 아이들이 자동차나 기차를 타고 다리를 건너 넓은 중국 땅을 거쳐 시베리아로, 동남아로, 유럽으로 뻗어나갈 때 중국어 몇 마디는 해야 하지 않겠는가?


정재호<오블리제성형외과의원 원장>


 


매일신문 공식트위터 @dgtwt / 온라인 기사 문의 maeil01@msnet.co.kr



 


 2014.05.14

 


출처 : http://www.imaeil.com/sub_news/sub_news_view.php?news_id=22494&yy=2014#axzz33eYEzox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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